본문 바로가기

자동차

죽어서 박물관을 남긴 자동차, 닷지 바이퍼

다운사이징이 한창 대세였던 시절에도 오로지 OHV 8.4리터 V10의 무지막지한 대배기량을 고집했던 아메리칸 슈퍼카의 아이콘 닷지 바이퍼. 1992년 첫 등장해 25년 동안 아메리칸 슈퍼카의 자존심을 지켰지만 차체 구조상 사이드 커튼 에어백을 넣을 공간이 부족해 새로운 안전 기준에 충족시킬 수 없었고 결국 2017년 단종됐다. 

닷지 바이퍼는 생을 마감했지만 박물관을 선물로 남겼다. 닷지 바이퍼의 생산 공장을 FCA 그룹의 자동차 박물관으로 재구성하게 된 것. 1만 2천 평 규모의 공간에서 2천2백 평 가량은 차량 전시 공간으로 사용하고 620평 공간은 미팅 장소로 사용하며 나머지 공간은 미공개 차량들을 보관할 장소로 사용할 예정이다.     

FCA 관계자는 “이 공장은 1966년 건설된 시설로 언젠가 대중에게 공개할 계획이었는데 이번에 의미 깊은 공간을 만들 수 있게 되어서 기쁘다”라고 밝혔다.  

작년, 마세라티 본사가 뉴저지에서 미시간 어번 힐즈(Auburn Hills)에 위치한 월터 P. 크라이슬러 박물관 건물로 이전하게 되면서 박물관에 소장하고 있던 400대의 차량들이 여러 장소에 뿔뿔이 흩어져 보관할 수밖에 없는 안타까운 상황이 벌어졌다. 이번에 닷지 바이퍼의 공장을 박물관으로 새 단장하게 되면서 유서 깊은 400대 차량들이 마침내 새로운 보금자리를 찾게 됐다.  

호랑이는 죽어서 가죽을 남기고 바이퍼는 죽어서 박물관을 남기게 된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