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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현대차가 반드시 일본차에게 본받아야 될 점

현대차는 올해로 창사 50주년을 맞았다. 역사가 깊은 유럽이나 미국 또는 일본 회사보다 늦게 출발했지만 그렇다고 해서 반세기라는 시간은 결코 짧은 시간도 아니다. 현대차는 최근 10년 사이로 눈부신 발전을 거듭해 왔다. 특히, 디자인 분야에 투자를 많이 하면서 이제는 디자인으로는 어느 누구와 견주어봐도 뒤지지 않을 만큼의 실력을 갖추었다. 

하지만, 현대차의 행보를 보면 미래가 그다지 밝지만은 않다. 품질 논란과 더불어 국내 여론이 악화돼 내수 시장 점유율이 날이 갈수록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보다 본질적으로 큰 문제인 것은 기본적으로 부족한 현대차의 모험정신에 있다.

토요타 FT-4X 컨셉

얼마 전 개막한 뉴욕모터쇼에서 수많은 자동차회사들이 자사의 비전을 보여주는 컨셉카들을 앞다퉈 공개했다. 그 중에서도 토요타는 “밀레니얼 세대”를 위한 크로스오버 차량인 FT-4X를 선보였다. FT-4X는 젊은 층이 아웃도어 활동을 할 때 유용하게 쓰일 다양하고 참신한 아이디어를 재치 있게 담아냈다. 

좌우 또는 상하로 오픈이 가능한 트렁크 도어, 필요할 때 물병이 되는 도어 핸들과 랜턴이 되는 손잡이, 탈착 가능한 윈도우 그리고 베개로 쓸 수 있는 암레스트 등 단순히 멋진 디자인에 그치는 것이 아닌 실용적이고 새로운 아이디어를 제시한 것이다. 토요타와 혼다 그리고 닛산 등 일본차 회사들은 미래의 새로운 모빌리티를 제안하는 모험정신이 강한 컨셉카를 줄 곧 공개해왔다. 


토요타 FV-2 컨셉

혼다 마이크로 커뮤터 컨셉

닛산 IDS 컨셉


제네시스 GV80 컨셉

하지만 이들의 행보와는 정반대로, 현대차는 과거부터 현재까지 다분히 스타일링 위주의 컨셉카들만 공개해 왔다. 이번 뉴욕 모터쇼에서 선보인 제네시스 GV80의 경우도, 단순히 멋부리기에 그치는 스타일링에만 치중했으며 어떠한 새로운 아이디어는 찾아 볼 수 없었다. 아무리 보수적인 럭셔리 카 세그먼트 일지라도 말이다. 

스타일링에 치중한 컨셉카

여태껏 현대차의 컨셉카에서 어떠한 문제의 해법을 제시하거나 미래를 내다볼 수 있었던 경우는 거의 전무했다. 그저 시장에 내놓으면 그럭저럭 잘 팔릴 만한 안전한 루트의 차량들만 내놓았을 뿐, 남들이 시도하지 않았던 새로움을 쫓는 모험정신은 아직도 많이 부족하다. 

삼성동 현대차 신사옥 조감도

현대차는 밉더라도 일본자동차 회사들의 도전정신을 본받을 필요가 있다. 적어도 컨셉카에서 만큼은 현대차가 생각하는 미래의 모빌리티는 어떤 모습일지 설명해 줄 수 있는 모델을 보여 주길 기대해 본다. 소비자들은 현대차가 투자한 삼성동 땅이 가질 미래의 가치보다 회사의 비전을 보고 싶어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