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름 1리터 넣고 동네 슈퍼마켓도 가기 힘들고, 기름이 떨어져 보험사의 긴급 주유 서비스를 받아도 100m 길이의 학교 운동장도 못 가로지는 차가 있다. 주인공은 2006년 공개된 BMW 브루투스(Brutus) 차량으로 이 차의 연비는 리터당 0.07km다. 이 수치는 기름 1리터를 넣으면 불과 76m밖에 가지 못하는 극악의 연비이기도 하다.
이 차량은 탄생 배경이 독특하다. 자동차 제조업체에서 제작한 것이 아닌 박물관에서 실험용으로 제조했기 때문이다. 브루투스는 독일 진스하임(Sinsheim)에 위치한 자동차 & 기술(Auto & Technik) 박물관 직원이 스페인의 한 폐차장에서 BMW VI Series 8 항공기 엔진을 우연히 발견했고, 몇 년간 엔진만 박물관에 전시하다 이대로 두기에는 아깝다고 판단해서 1998년부터 2006년까지 총 8년에 걸쳐 자동차로 제작했다. 이 기간 중 엔진 복원 및 조립에만 4년이 소요됐다.
브루투스에 복원되고 장착된 엔진도 역사가 깊은데 1차 세계 대전이 끝난 후 독일은 베르사유 조약에따라 항공 전력 구축이 금지됐고 다수의 비행기들을 양도하게 됐다. 이 과정에서 BMW가 1925년에 비행기 한 대를 손에 넣었고 1908년식 차량에 이 엔진을 집어넣어 경주용 차량으로 제작한 기록이 있다.
20세기 초반 설계되고 존재했던 엔진이지만 현재 고성능 차량과 비교해도 손색없는 막강한 파워를 가졌다. 1,650 rpm에서 750마력을 발휘하고 시속 100km/h에서는 단 800rpm만 사용한다. 이 엔진을 탑재한 브루투스는 시속 120 ~140km/h구간에 자주 도달했다고 전해지며 단 한 명의 용감한 운전자가 시속 200km/h까지 질주했다고 알려졌다.
하지만 47리터 V12 엔진이라는 무지막지한 용량으로 리터당 76m라는 연비를 보여주며 동시에 28,000g/km의 이산화탄소를 배출한다. 이러한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현대 아이오닉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모델 1,076대가 내뿜는 수치와 동일하다.
리터당 76m라는 수치는 과연 어느 정도 일까? 만약 브루투스를 타고 서울-부산 거리(795km)를 왕복 하게 된다면 유류비(서울휘발유 평균 1655원 기준)로만 자그마치 1천 7백 3십만 원 이라는 거액을 지출하게 될 것이다.
100년이 훨씬 넘은 엔진과 함께 오랜 기간 동안 복원작업을 걸친 기념비 적인 차량 브루투스는 현재 독일 진스하임 자동차 & 기술 박물관에서 만나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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